편의점 음료 칸에 '단백질'이라는 글자가 줄지어 선 지 몇 해째입니다. 단백질 과자가 나오고, 단백질 아이스크림까지 나왔습니다. 시장만 보면 한국인은 단백질을 넘치게 먹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통계는 반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성인 넷 중 하나는 몸이 요구하는 최소량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고, 이 비율은 지난 10년 사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제품은 많아졌는데, 단백질이 부족한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이 현상은 하루를 끼니별로 쪼개보면 더 잘 드러납니다.
아침이 가장 비어 있다
먼저 결론부터 적어 두겠습니다. 단백질 섭취량의 하루 목표는 체중(kg) × 1.2~1.6g, 70kg이면 84~112g입니다. 세 끼로 나누면 끼니마다 25~35g인데, 한국인의 실제 끼니는 거기서 멀리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끼니별로 나눠 본 연구가 있습니다(Korean J Health Promot 2021). 65세 이상 여성의 아침 단백질은 평균 12.6g, 남성은 16.9g이었습니다. 점심과 저녁도 여성 14.9g·14.1g, 남성 20.5g·20.7g으로, 세 끼 모두 노인의 근육 합성 문턱인 25~30g을 밑돕니다. 그중에서도 아침이 가장 낮습니다.
이 문턱이 왜 중요할까요? 근육을 만드는 반응은 한 끼에 일정량이 넘게 들어와야 켜지는 스위치에 가깝습니다. 젊은 성인은 20~25g이면 켜지고, 나이가 들수록 이 문턱이 올라갑니다(PMID 29497353). 몸이 단백질 신호에 둔해지는 이 현상을 동화 저항이라고 부릅니다.
아침에 먹는 단백질 12.6g은 스위치를 켜지 못합니다. 하루 총량이 같아도 아침이 비면, 세 번 켜질 수 있던 스위치가 한두 번만 켜지는 셈입니다.
넷 중 하나는 최소선 아래
한국인의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하루 0.91g/kg입니다(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이는 결핍을 막는 최소선입니다. 그런데 그보다도 낮은 평균필요량(0.73g/kg)조차 채우지 못하는 성인이 2019년 기준 27%였습니다(J Nutr Health 2022). 성인 약 1/4에 해당합니다.
수직선에 놓으면 위 그림처럼 됩니다. 최소선과 목표 범위 사이에 빈 거리가 있고, 한국 성인 27%는 최소선 왼쪽 끝에도 닿지 못합니다.
근감소증을 가르는 선, 1.2
대한노인의학회는 근감소증 예방에 하루 최소 1.2g/kg을 권고합니다(Nutrients 2024, PMID 39770971). 한국 노인 데이터가 이 선을 뒷받침합니다. 65세 이상 3,236명을 조사했더니 0.8g/kg 미만으로 먹는 쪽은 1.2g/kg 이상 쪽보다 근감소증 비율이 남성 2.46배, 여성 2.18배 높았습니다(Korean J Community Nutr 2022). 한국 노인 9개 연구 13,285명을 모은 분석에서도 1.79배로 방향이 같았습니다.
0.8은 어디서 왔나
최소 권장량인 미국의 0.8과 한국의 0.91은 모두 수십 년 전 방식으로 잰 숫자입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사람에게 단백질을 일정량 먹이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양을 모아서 잽니다. 먹은 만큼 빠져나가면 그 양이 충분한 것이고, 먹은 것보다 더 빠져나가면 몸이 제 근육을 헐어 쓰고 있다는 뜻이니 부족한 것입니다.
문제는 빠져나가는 양을 다 모을 수 없었다는 데 있습니다. 소변과 대변은 모을 수 있지만, 피부에서 떨어지는 각질, 빠지는 머리카락, 땀으로 나가는 단백질은 모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만큼 나가는 양이 실제보다 적게 잡혔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기준선도 실제보다는 낮게 그어졌습니다.
2007년에,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여 다른 방법으로 측정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기준값이 kg당 1.2g 근처였습니다(PMID 17921376).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근력 운동을 하면서 단백질을 늘리면 근육이 더 붙는지를 본 연구들을 모은 분석도 있습니다(49개 시험 1,863명, PMID 28698222). 단백질을 늘릴수록 근력과 근육량이 늘기는 했지만, 하루 체중 1kg당 1.6g쯤에서 더는 늘지 않았습니다. 그 이상 먹어도 근육은 더 붙지 않았습니다. 목표 범위의 위쪽 끝이 1.6인 이유가 이것입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 결과는 모두 근력 운동을 함께한 사람들에게서 나왔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단백질을 늘려도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드는 재료이고, 그 재료를 쓰라고 시키는 것은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감량 중에 근육이 함께 빠지는 문제를 다룬 위고비·마운자로 글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면 되나
아침 20g부터. 계란 두 개면 약 12g, 우유 한 컵이면 약 6g입니다. 여기에 밥과 반찬의 단백질이 더해지면 문턱을 넘습니다. 하루 중 가장 손쉽게 고칠 수 있는 끼니가 아침입니다.
더하지 말고 바꾼다. 단백질 1g에도 약 4kcal가 있습니다. 하루 열량이 이미 차 있는 식단에 단백질 쉐이크만 얹으면, 그 열량은 몇 달 뒤 체중으로 돌아옵니다. 밥 반 공기를 덜고 그 자리에 계란·생선·두부를 놓는 식으로, 열량은 그대로 두고 단백질만 올립니다.
숫자로 확인한다. "오늘 단백질 98g"이라는 기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루 섭취 칼로리를 옆에 나란히 놓아야 더 정확합니다. Vivledia가 단백질과 열량을 한 화면에 함께 그리는 이유입니다.
이 숫자들의 출처
| 연구 | 무엇을 봤나 | 확인된 것 |
|---|---|---|
| Nutrients 2024 (PMID 39770971) | 한국 노인 9개 연구 13,285명 메타분석 | 0.8 미만은 1.2 이상보다 근감소증이 1.79배 · 대한노인의학회 권고 최소 1.2 g/kg |
| Korean J Community Nutr 2022;27(4) | 국민건강영양조사, 65세 이상 3,236명 | 0.8 미만은 1.2 이상 대비 남 2.46배 · 여 2.18배 |
| Korean J Health Promot 2021;21(2) | 국민건강영양조사, 한국인의 끼니별 단백질 | 65세 이상은 세 끼 모두 노인 문턱(25~30g) 미달, 아침이 최저 |
| J Nutr Health 2022;55(1) |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단백질 편 | 한국 권장량 0.91 g/kg · 평균필요량 미달 성인 27%(2019) |
| Am J Clin Nutr 2007 (PMID 17921376) | 숨으로 재는 새 방법으로 다시 잰 필요량 | 충분한 양은 1.2 g/kg, 옛 방식보다 50% 높다 |
| Br J Sports Med 2018 (PMID 28698222) | 49개 시험 1,863명, 단백질+근력운동 | 근력·근육량 개선, 근육 증가는 약 1.62 g/kg에서 멈춤 |
위쪽 네 행이 한국 자료입니다. 목표 1.2는 한국 학회 권고와 한국 노인 조사 양쪽에서 나왔고, 부족은 아침에 몰려 있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단백질 필요량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신장질환이 있거나, 임신 중이거나, 진단받은 질환을 관리하고 있다면 이 글의 계산이 아니라 담당 의료진이 정한 목표를 따르셔야 합니다.


